2026년 10월 28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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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집 교수의 시선] 왜 지금, 시장과 식탁 사이를 쓰는가

연재를 시작하며 — 이 신문이 매주 들여다볼 것들

  • 최경집
  • 입력 2026.10.19
최경집 교수의 시선

신문 한 귀퉁이에 이름을 걸고 글을 쓰게 됐다. 강의실에서 식품마케팅을 가르쳐 온 지 꽤 됐지만, 학생이 아닌 독자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낯설다. 첫 글이니만큼 이 지면에서 무엇을 쓰려 하는지, 왜 하필 지금인지부터 털어놓으려 한다.

식탁은 시장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은 생각보다 긴 길을 거쳐 온다. 밭과 바다에서 출발한 먹거리는 산지와 도매시장, 동네 가게와 온라인 장터를 지나 비로소 식탁에 오른다. 그 길목마다 가격이 붙고 포장이 바뀌고 이야기가 덧씌워지지만, 소비자는 대개 진열대 위의 가격표라는 마지막 장면만 본다.

식품마케팅을 공부하며 늘 아쉬웠던 것이 이 간극이다. 장바구니 물가는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같은 채소가 어디서는 비싸고 어디서는 싼 이유는 무엇인지, 동네 반찬가게는 왜 하나둘 문을 닫는지. 시장과 식탁 사이에 놓인 이 빈칸을 조금씩 메워 보는 것이 이 칼럼의 첫 번째 목표다.

이 신문이 바라볼 곳

이 신문은 앞으로 식품과 유통,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주로 다룬다. 화려한 신제품보다는 그 제품이 놓이는 진열대의 사정을, 대형 유통의 전략보다는 그 옆에서 버티는 작은 가게의 셈법을 들여다보려 한다.

전통시장을 이야기할 때면 '정겨움'이나 '추억'이라는 단어가 먼저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은 감상의 대상이기 전에 수많은 사람의 생업이 걸린 일터다. 상인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손님은 왜 발길을 돌리거나 다시 찾는지, 정책 지원은 현장에 제대로 닿고 있는지를 차분히 묻겠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배달과 온라인 판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사이에서 하루하루 결정을 내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응원보다 쓸모 있는 정보다.

숫자보다 사람을, 그러나 근거는 분명히

원칙 하나를 미리 밝혀 둔다. 이 칼럼은 특정 업체나 상품을 알리는 자리가 아니다. 좋은 사례를 소개할 때도 그것이 왜 의미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겠다. 수치를 인용할 때는 어느 기관의 자료인지 밝히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쓰지 않겠다. 과장된 말이 얼마나 쉽게 퍼지는지 마케팅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잘 알기에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려 한다.

동시에 숫자 뒤의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새벽 시장에서 좌판을 펴는 상인의 한숨과 퇴근길에 장을 보는 맞벌이 부부의 계산도 통계만큼 중요한 자료다.

매주 월요일, 장바구니를 열며

이 칼럼은 매주 월요일 독자를 찾아간다. 한 주를 시작하는 날,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식탁에 어떤 변화가 다가오는지 함께 짚어 보려 한다. 때로는 유통 구조를, 때로는 작은 가게의 생존 전략을, 때로는 소비자가 알아 두면 좋을 상식을 다룰 것이다.

왜 지금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먹거리를 사고파는 방식도, 사람들이 무엇을 어디서 사 먹는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변화가 빠를수록 그 의미를 천천히 따져 보는 글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시장과 식탁 사이, 그 짧지 않은 거리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걸어 보려 한다. 다음 주 월요일, 첫 장바구니를 들고 다시 찾아오겠다.

최경집 info@newstheh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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