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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손해사정사의 정당한 보험금 리포트] 진단서엔 M코드인데, 상해후유장해 보험금이 가능하다고?

  • 박현 손해사정사
  • 입력 2026.10.29 19:41
진단서엔 M코드인데, 상해후유장해 보험금이 가능하다고?

헬스나 벌크업을 위해, 혹은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스테로이드’를 투약했다가 부작용으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 분들이 있다. 엉덩이와 고관절을 짓누르는 극심한 통증 끝에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고 나면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작 소스라치게 놀랄 일은 병원 문을 나서 보험금을 청구할 때 또 한 번 찾아온다. 병원에서 발급받은 진단서에는 분명 질병을 뜻하는 ‘M코드(M87)’가 찍혀 있고, 보험사는 이를 빌미로 “질병 치료 중 발생한 부작용일 뿐이니 상해(재해) 후유장해 보험금은 지급할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 통보를 보낸다.

환자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투여한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뼈가 썩어 들어가는 불운을 겪었고, 결국 인공관절을 넣는 대수술까지 받았다. 그런데 단지 진단서상 질병분류코드의 첫 글자가 ‘M’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상해보험금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이 허망한 부지급 통보의 배경에는 보험사의 편의주의적인 잣대가 자리 잡고 있다. 진단서에 M코드가 붙었다고 해서 무조건 내인성 질환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사고의 ‘실질’을 외면한 채 형식적인 서류 뒤에 숨는 전형적인 거절 논리다.

약관과 법리적 기준을 면밀히 따져 보면 진단서의 M코드 뒤에 숨은 ‘상해(재해)’의 본질이 분명히 드러난다. 보험 약관에서 말하는 상해의 3대 요건, 즉 우연성·급격성·외래성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첫째, 약물 투약으로 대퇴골두가 괴사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거나 의도하지 않았으므로 ‘우연성’이 성립한다. 둘째, 약물 반응과 체내 대사 이상으로 예기치 않게 병변이 진행됐으므로 ‘급격성’을 갖춘다. 셋째, 환자 자신의 신체 내부 요인이 아니라 ‘스테로이드’라는 ‘외부 약물’의 투여가 원인이 됐으므로 ‘외래성’ 역시 명백하게 입증된다.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면, 가입 시기별 약관에 따라 결코 적지 않은 후유장해 지급률이 결정된다.

  • 2018년 4월 이전 가입 약관: 장해지급률 30% 인정
  • 2018년 4월 이후 가입 약관: 장해지급률 20% 인정

예컨대 상해후유장해 가입금액이 1억 원이라면, 단 한 번의 청구로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에 이르는 정당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는 사안이다.

물론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일회성 투약이 아니라 상당량의 스테로이드가 지속적으로 투여됐다는 의학적 기록, 그리고 스테로이드 투여와 골괴사 발생 사이의 객관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턱이 있다. 보험사는 이 인과관계의 틈새를 노려 끊임없이 입증 책임의 화살을 소비자에게 돌릴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그저 보험사의 M코드 핑계와 부지급 안내문을 받아들이고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걸까? 절대 그렇지 않다.

보험사는 절대로 먼저 나서서 “고객님, 진단서는 M코드지만 스테로이드 투여로 인한 외래성이 입증되니 상해후유장해 보험금을 챙겨 드릴게요” 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지 않는다. 거절 안내문 한 장에 “진단서에 M이라고 적혀 있는데 어쩌겠어…” 하고 지레 포기해 버리면, 정당하게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는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소비자가 스스로 권리를 알고 챙기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 싸워 주지 않는다.

지금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았거나 인공관절 수술 뒤 보험금을 거절당했다면, 진료기록부와 약물 투여 내역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 보라.

보험은 거대한 금융회사의 차가운 약관집 속에 갇혀 있는 무정한 글자 뭉치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과 수술로 삶의 궤도를 벗어난 ‘사람’의 앞날을 실질적으로 지탱해 줄 때 비로소 제 가치를 발휘한다.

질병 코드라는 형식에 갇혀 환자가 입은 실질적인 피해와 외래성 상해를 덮어 버리는 보험사의 비합리적인 행태는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 명확한 의학적 입증과 집요한 법리 분석으로 거대 금융사의 불합리한 거절에 당당히 맞서고, 고객이 잃어버린 권리와 정당한 보상을 끝까지 되찾아 드리는 것. 그것이 내가 손해사정사로서 이 현장을 결코 떠나지 않는 이유다.

박현 손해사정사 info@newstheh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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