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경집 교수의 현장 마케팅 노트] 좋은 상품보다 중요한 것은 유통이다
- 최경집
- 입력 2026.06.29 12:12

많은 창업자와 소상공인이 좋은 상품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맛이 좋고, 품질이 괜찮고, 가격이 합리적이면 소비자가 알아봐 줄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상품의 기본기는 중요하다.
좋은 상품이 아니라면 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좋은 상품이 반드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품은 괜찮은데 시장에 제대로 닿지 못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모르는 상품은 선택받을 수 없고, 고객이 만날 수 없는 상품은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그래서 좋은 상품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유통이다.
유통은 단순히 물건을 옮기는 일이 아니다.
상품이 고객을 만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어느 채널에서 팔 것인지, 누구에게 먼저 알릴 것인지, 어떤 가격으로 제안할 것인지,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구매하게 만들 것인지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특히 식품 시장에서는 유통의 중요성이 더 크다.
식품은 보관, 배송, 신선도, 회전율, 재구매 흐름이 모두 맞아야 한다. 맛만 좋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고객에게 도착했을 때 상태가 나쁘면 브랜드 신뢰는 무너진다.
반대로 평범한 상품이라도 유통 구조가 탄탄하면 반복 구매와 시장 확장이 가능해진다.
많은 브랜드가 마케팅을 광고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진짜 마케팅은 판매 이후까지 포함한다.
고객이 어디서 상품을 발견하고, 어떻게 구매하고, 어떤 경험을 하고, 다시 선택하게 되는지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이 전체 흐름 안에 유통이 있다.
좋은 상품은 출발점이다.
하지만 유통은 그 상품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하는 길이다.
창업 초기에는 제품 개발에 모든 힘을 쏟기 쉽다.
포장 디자인을 고치고, 맛을 개선하고, 가격을 조정한다. 물론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상품은 어디에서 팔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온라인몰인지, 오프라인 매장인지, 공동구매인지, B2B 납품인지, 지역 상권인지에 따라 상품의 전략은 달라진다.
유통 채널이 달라지면 상품의 표현 방식도 달라진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상품과 온라인 상세페이지에서 팔리는 상품은 강조점이 다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첫인상과 진열이 중요하고, 온라인에서는 사진, 리뷰, 배송 안정성이 중요하다.
B2B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납기, 품질 안정성, 거래 신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결국 유통을 모르면 상품의 장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과 잘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장은 좋은 의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이 발견하고, 이해하고, 구매하고, 다시 찾을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
이제 창업자와 브랜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만큼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상품력은 기본이고, 유통력은 생존의 조건이다.
특히 작은 브랜드일수록 무작정 많은 채널에 들어가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첫 유통 경로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상품은 시장에 나갈 자격을 만든다.
그러나 좋은 유통은 그 상품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만든다.
결국 상품은 만드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제대로 도착하고, 다시 선택받을 때 비로소 시장 안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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