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경집 교수의 현장 마케팅 노트] 위기는 브랜드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 최경집
- 입력 2026.08.24 13:31
![[최경집 교수의 현장 마케팅 노트] 위기는 브랜드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static/old/kj-2026082400001-0.png)
위기는 브랜드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두 식당에서 같은 날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왔다.
A식당 사장은 곧바로 "죄송합니다" 하며 음식을 새로 내오고 값을 받지 않았다.
B식당 사장은 "우리 주방은 그럴 리 없다"며 오히려 손님을 탓했다.
몇 달 뒤, A식당은 그 손님의 단골집이 됐고 B식당은 그 손님을 영영 잃었다.
같은 사고, 다른 결말이다.
많은 사장님들이 위기는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안 터지는 게 최선이라 믿는다. 물론 사고는 없는 편이 낫다.
그러나 장사를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는 반드시 생긴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났느냐가 아니라, 그 순간 어떻게 대응했느냐다
.
평소에는 모든 가게가 좋아 보인다. 친절하고, 깨끗하고, 정성스럽다.
하지만 브랜드의 진짜 얼굴은 일이 잘 풀릴 때가 아니라 문제가 터졌을 때 드러난다.
손님은 좋을 때의 미소보다, 나쁠 때의 태도를 훨씬 오래 기억한다.
식품 시장에서는 이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배송이 늦고, 제품이 상해서 도착하고,
주문이 잘못 나가기도 한다. 이때 "죄송합니다,
바로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라는 한마디와 빠른 조치는 오히려 신뢰를 키운다.
반대로 "택배사 잘못이다", "원래 그런 것"이라며 발뺌하면 그 한 번으로 관계가 끝난다.
소비자는 완벽한 브랜드를 기대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는 브랜드를 원한다.
여기서 하나의 역설이 생긴다.
위기를 잘 넘긴 브랜드는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사고 이전보다 더 깊은 신뢰를 얻기도 한다.
'이 집은 문제가 생겨도 도망가지 않는구나'라는 믿음, 그것은 사고 없이는 결코 증명할 수 없는 자산이다.
위기 대응에 거창한 매뉴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세 가지면 된다.
빠르게 인정하고, 정직하게 사과하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것. 변명은 짧을수록 좋고,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손님이 화가 난 것은 문제 그 자체보다, 문제를 대하는 태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위기는 브랜드를 무너뜨리기도 하고, 완성하기도 한다.
갈림길은 사고의 크기가 아니라 대응의 태도에 있다.
잘 넘긴 위기 하나가, 광고 백 번보다 강한 신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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